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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에서 발췌 95p  -   98p                           

                                                   << 즐거움에 대한 혐오 반응>> 

내적 불행의 본질과 그 원인, 내적 불행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지 살펴 보기 전에 한번 되짚어보자.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삶의 방식이 어떻게 그렇게 어린 나이에 이미 형성될까?

그렇다면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겪게 될 경험은 삶에 어떤 역할을 알까?

흔들림 없는 탄탄한 내적 안녕과 건설적인 기쁨을 얻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내적 평정심은 아동기 후기나 성인기에 만나는 사람이나 사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대로 내적 불행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이후의 경험에 따라 삶의 질이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내적 안녕을 바라는 인간의 욕구는 진정한 기쁨 또는 진정한 기쁨을 가장한 불행을 통해 채워지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떤 일을 겪게 되느냐에 따라 내적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행복으로 눈을 돌릴지 불행으로 눈을 돌리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행복을 가장한 불행 키우기

혼자 울도록 내버려지거나, 아이처럼 행동한다고 벌을 받고 비난 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기는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불행을 느끼면서 편안해(행복해) 할지도 모른다. 부모가 주려던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에 그래야한다고 믿는다.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느끼면서 행복을 가장한 불행을 다시 만들어 내고 싶은 욕구를 키우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일어나는 행복을 누리고 싶은 타고난 소망도 그대로 간직한 다.  그리고이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안정감을 주는 외부 요건에 기댈 가능성도 크다.갖고 싶은 게 있으면 당장 갖고 만나거나 타인에게 인정을 받는 일 등을 통해서 말이다.

정서를 안정시키는 힘이 외부 조건이나 사건에 달려 있다면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 가지 않을 때 자신을 붙잡아줄 정신적인 안전망이 없다고 봐야 한다. 펜을 잃어 버렸다거나 콘서트 티켓을  못 구했다거나 하는 사소한 일로도 내적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거나 직장을 잃는 등 심각한 일로 내적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들이 내적 평정심을 잃는 것과 보통사람들이 불운을 겪을 때 슬픔을 느끼거나 실망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내적 불행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재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수치심이나 분노를 느끼면서 위안을 받기 때문에, 일상에서 겪는 상실감에 적절한 슬픔을 보이지 못하고 복잡한 마음상태를 드러낸다.

일관된 위로를 받지 못한 유아나 어린이들은 불행이 닥칠 경우 바람직한 방법으로 자신을 위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지못해 자기들을 달랮주어야만 했던 상황을 그대로 모방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바라는 것들을 일부러 망쳐야만 오히려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가 진실로 행복해지기를 바라지만, 아이는 부모의 행동이 자신에게 준 느낌에 따라 부모의 의도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자식을 키우는 일이란게 늘 즐겁지만은 않아서 어느 부모든 짜증을 내거나 지칠 때가 있다. 그래서 변덕을 부리기도 하고,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적절히 반응해 주면 아이의 정서발달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좋은의도 였더라도, 아이가 울 땐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 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다거나 부모와 접촉을 즐기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의 소망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거나,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행동을 기대했다거나, 벌을 주고 그대로 방치했다면 아이는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위로 받지 못해서 느꼈던 그 비참한 기분을 부모의 사랑의 결과 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스스로 비참한 기분을 다시 만들어내 그런 익숙한 감정을 되찾으려는 욕구를 발달시킨다.

부모가 아이를 주기적으로 고립시키거나 기분이 나쁘다고 그냥 내버려두고 방치하면 아이는 슬프고 좋지 않은 감정에 빠지고,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부모가 자신에게 최상의 이상적인 사랑을 주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위로 받지 못한 고통을 부모로부터  완벽한 사랑을 받는 기쁨으로 잘못 인식한다.

그 결과 어른이 되면 스스로 슬프고 언짢고 불편한 감정을 다시 만들어 내 자신을 위로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쉽게 실망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수치심, 불쾌감, 죄책감, 분노, 손해 보는 기분 등을 통해 위로를 받으려는, 인식되지 않는 경향 때문에 더 괴로운 것이다.

아이였을때 자주 위로 받지 못한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사소한 실수나 실패에 격렬히 몸부림친다. 시합에서 졌거나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가 내동댕이쳐졌을 때 행복할 수 없는 건 당연하겠지만 평정심까지 잃는다. 상실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자신이 느끼는 실망감을 잠재우려고 스스로 만들어낸 슬픔과 불쾌함, 분노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겪는 것이다.